머리큰 아저씨의 보약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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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 돌아 제자리. 다시 시작하는 41세!

Yanca 2018. 11. 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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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내 인생의 시발점은 다섯 살 인가 여섯 살 인가 어머니가 공책에 그려주신 순정만화 캐릭터에서부터였다. 티비에서 나오는 만화에 내 영혼이 사로잡혔는데 어머니의 손끝에서 만화가 그려지던 순간 내가 인식하던 환상의 세상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티비만화 캐릭터들은 그렇게 내 손끝에서 재현 되었다. 처음부터 그냥 너무나 쉽게 슥슥 따라 그려졌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재미삼아 놀이삼아 그냥 그렇게 처음부터 그림은 내것이었다.


흑백 아톰에서 칼라 밍키로 개구리 왕눈이와 모레요정 바람돌이 메칸더브이 꼬마자동차 붕붕 고바리안 마크로스 건담 태권브이 닥터슬럼프 스머프 찰리브라운 스누피 미피 도라에몽 보노보노 오렌지로드 드래곤볼 나디아 슬램덩크 베르세르크 에반게리온 어쩐지저녁 ...요즘 나오는 웹툰서 부터 일본 만화 까지...30년을 봤다. 아니 아직도 보고 있다. 그렇게 만화는 내 인생의 7할을 넘는다.


처음부터 만화는 내것 이었기에 공부보다는 환상에 젖어 살아온 나에게 현실은 냉정했다. 살기위해 현실과 환상의 중간 줄타기는 결국 현실로 기울었고 꿈같은 이야기들은 그냥 그렇게 가끔씩 그려내는 낙서같은 짧은 그림으로 남게 되었다. 


몇 주 전 나에게는 어떤 깨달음이 왔다. 만화. 스토리. 즉 인생의 전반적인 흐름이랄까... 명작을 관통하는 그 깨달음이 20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갖 스물살 무렵 그때도 어떤 깨달음이 있었지만 너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내것으로 잡아두질 못했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어떤 느낌적인 느낌. 아니 확신. 그것은 불현듯 슬며시 찾아와 내 품에 안겼다.


말이 그렇지 40년을 놀고 먹었으니 이런 깨달음이 없다면 그것도 이상한 노릇이다. 나는 쉽사리 이해하고 현실에 만족하는 스타일이다. 왜 그런가 대충 이해하고 후딱 넘기는 스타일이다. 그것을 고치고 파고들고 그런 피곤한 스타일이 아닌것이다.

좋게 좋게 넘어가는 안일한 인생. 편안한 인생. 그런것들이 내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쥐약으로 작용했다. 지금에 와서 내것 이랄게 얼마 없었다. 내가 틀렸었다. 나는 좀 굶어야 하고 오래 깨어 있어야하며 많이 더 많이 생각해야한다. 그것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로 했다.


결국엔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



힘이 빠지는 제자리가 아니라 벅차고 두근거리는 출발선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오늘 두 시간 자다가 키보드를 두드린다. 


나는 한때 네이버 웹툰에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짧은 재미만을 추구하며 그 연속성을 유지 할 수가 없었다. 아이디어 라는게 어느 순간 떠오르는 것인데 그게 계속적으로 이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당장의 눈앞에 당면한 금전적 문제들을 해결 하며 살기위해 홈페이지 제작 쪽으로 방향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상한 것은 꼭 그때부터 일이 술술 풀려 그런지 많은 일이 밀려들어왔다. 먹고는 살아야 했으니까...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했어야 했으니까... IT 쪽 또한 내가 꿈꿔오던 직업이기도 했어서 큰 무리없이 그렇게 쉽게 쉽게 진행이 되어왔다. 그래서 만화는 올리다 말다 그냥 그렇게 잊혀졌다. 그 때 올리던 만화는 일부 초등학생이 직장인이되 버린 지금 다시 미련이 남았다. 내 나이 41살이 되고 보니 이젠 둘 다  내것으로 해야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시대가 변해서 웹쪽은 저물어간다. 내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이젠 아무나 못하는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하던것도 버릴 수는 없다. 그냥 다 해버리려고 한다.


만화는 처음부터 내것이었는데 왜 온전한 내것이 안 됐는지 화가 났다. 간혹 문득문득 화가 치밀어 오를때는 만화를 그려 놨었다. 재미가 있든 없든...낙서처럼. 연습장에 그리는 식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조금씩 끄적대기도 했다. 그런것들이 남기도 했고 정성을 들여 그리기도 했고... 여튼 이것저것 부질없이 이것저것 남았다. 아직 한데 정리를 하지 않아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젠 펼쳐놓고 내 널어놨던 그런것들을, 이야기들을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또 들었다. 그것들의 가치는 나에게만 있다. 이젠 남들이 인정하는 가치를 추구해야겠다. 다수가 원하는 보편적인 흐름을 좇아야겠다.


내 분야는 만화, 일러스트, 에니메이션, 디자인, 홈페이지제작, 포토샵, 일러스트, 플래시, 홈페이지 컨설팅, 사진, 동영상, 쇼핑몰제작...등등 하지만 내가 가장 원하는건 세상 그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 만화, 이야기였구나 싶다. 


결국엔 다시 만화. 만화는 종합예술이라는 20대 때의 배움으로 환상에 젖어들었다. 기교를 탐했고 복잡함을 찬양했다. 그래서 내 눈높이는 높아졌고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모든게 딸려 들어갔지만 나는 몰랐다. 그런것들에 짓눌려 한발자국이 무거워질거라는걸... 나는 잠깐 몇발을 내 딛고 감당못해 주저앉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 보낸것이다. 패기는 있는데 뚝심이 없었다. 그때의 내 생각에 작품이란 다르면서 같아야하고 같으면서 달라야하는 그런게 어려운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같은것이며 다른것이니 그것으로 된것이 아닌가! 만화의 아이디어에 대한 깨달음이라는것은 막힘없는 꾸준한 아이디어의 흐름에 관한 것이었다.


나에게 찾아온 귀한 깨달음은 그 모든 복잡하고 무거운 짐을 한방에 후라이팬에 올려진 하얀 겨울 눈 처럼 물이 되어 녹아 내리게 했다. 한참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하고 바라보니 결국엔 되는것이 인생인가보다. 1만시간의 법칙은 2만시간 3만시간을 지나 30년치가 온전히 들어간 내 인생. 완성된 내 작품이라는 것을 내놓고 싶어졌다. 뭔가 될것같은 근거있는 자신감이 용솟음 쳐 온다. 예전에도 됐고 지금도 앞으로도 될 것이다. 오래살고 볼 일이맞다 싶다. 안개가 걷히고 핵심이 보인다. 하지 않았을 뿐. 하지 못했을 뿐. 하면 된다.


나는 기필코 해 내고야 말 것이다. 나는 다시 시작해야 하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젊고 어린 친구들의 쟁쟁한 작품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그리고 나도 성공한 그들처럼 땀을 흘리고 노력을 할 것이다. 또한 나도 승리의 축배를 들게 될 것이다. 내일이 아닌 지금부터 해야한다. 바로 지금.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미래형이 아닌 하고 있다는  진행형으로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것을 이루게 될것을 안다.


이것은 중요한 이야기다. 하겠다 라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중이다. 라는 진행형의 이야기.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것을 내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하느님도 모른다. 기도를 하라. 그리고 그것을 지금 하면된다. 가볍게 내 방에서 거실로 나가는 산뜻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렇게. 단지 그냥 한발 내밀면 된다. 시작이 반이다. 벌써 반을 진행한 것이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된다. 출발은 가볍게 중간은 옆도 안보고 열심히! 집중해서 하다보면 결과는 그냥 따라온다. 그 가벼운 이치를 한참을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다. 30년 동안 방향을 잡았으니 이젠 쏘기만 하면된다.


군대에서 행군할때 멀리보고 가면 지친다. 마음에서부터 지쳐서 낙오하고 싶어진다. 그 감당할 수 없고 따라갈 수 없는 공포. 하지만 한치 앞만 보면 쉽다. 앞 사람 발 뒷꿈치만 보고 걸으면 하루종일 걸어도 치침이 없다. 높은 산을 보는것은 위험하다. 저 높은 산을 어찌 올라갈 것인가... 한숨이 벌써부터 내 쉬어진다. 하지만 앞사람 발만 따라가면 어느새 벌써 산을 내려와 훈련을 끝나고 취침 시간이다. 그렇게 가기로 했다. 잊고 있던 모든 깨달음이 한번에 찾아왔다. 원하면 얻을 수 있다. 그 방법 나는 바로 그것을 깨우쳤다.


바다 거북이가 육지에서 달리기 선수가 되고 싶다면 그것은 힘들다. 바다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수영선수가 왜 육상 달리기 선수를 꿈 꾸겠는가. 자신이 가진 능력. 자연스런 이치. 힘들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할 줄 아는 것. 쉬운 것. 재밌는 것. 이야기는 가볍게 긍정적이고 웃기게! 만화에는 불가능이 없다. 내가 힘들면 보는이도 힘들다. 내가 재미없으니 보는 이도 재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그려낼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나조차 기대된다. 찾아가던 시대는 찾아오는 시대가 되었다. 내가 여기 이러고 있다는걸 올려 놓기만 하면 여러분은 찾아온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뭔가 잘 할 수 있고 잊고 있고 놓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떠올리고 그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하라. 포기하지 말라. 포기하면 그뿐. 하기 싫은 그것이 아닌 당신이 진정 원하는 그것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엔 당신 것이 될 것이다. 원하고 차지하라! 그게 무엇이든! 지금 당장!


이것으로 중2병 같은 주절거림을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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